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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보성(kimboss)(2016-05-30 13:27:03, Hit : 309, #6567) 
subject  기시 유스케 - 신세계에서

아래 글은 작년 1월에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 이번에 같은 작품의 애니메이션을 보게 된 김에 애니동에도 올립니다. 애니도 좋지만 원작소설이 워낙 걸작이라 한번씩들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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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질렀던 책 중에서 기시 유스케의 '신세계에서'를 이제야 다 읽었습니다. 잡자 마자 단숨에 밤새 가며 읽을 정도로 흡입력 있는 이야기였다는 것부터 일단 말해 놓지요. 2008년에 나왔다니 이제야 읽게 된 게 아쉬울 정도입니다. 애니메이션도 봐야 할까 생각하는데 요즘은 TV 볼 시간도 없네요. ㅠㅠ

일단 이 작품의 가장 큰 미덕은 탄탄하지만 꽉 짜여져 있지는 않은 세계관 설정에 있다고 해야 할 겁니다. 굉장히 논리적이고 개연성 있는 세계관 설정이지만 독자의 상상력을 필요로 하는 비어 있는 부분이 많죠. 이렇게 된 것은 작품 전체가 주인공의 1인칭 시점으로만 묘사되다 보니 필연적으로 생기는 정보의 공백도 원인이고 역사의 단절이라며 작가가 일부러 비워 놓고 있는 부분도 많죠. 하지만 이야기를 전개하는 데 필요한 정보는 충분히 제공되고 또 던져진 복선은 반드시 회수됩니다. 이렇게 앞뒤가 딱 맞아 떨어지는, 꽉 짜여진 소설을 보는 게 얼마만인지요!

또 주인공의 수기 형태로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슬슬 풀어 나가면서 점점 갈 수록 피치를 높여 가는 작가의 이야기 솜씨는 정말 빨려들어가게 만듭니다. 어릴 때 학교에서 무슨 괴담을 들었느니 하는 시시껄렁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거대한 전쟁과 비극적인 결말, 가슴이 무거워지는 마무리에 이르기까지 작가의 유려한 이야기 솜씨는 이 책에서 손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매력적인 캐릭터들 또한 이 작품을 빛내는 요소입니다. 흔들리고 겁먹으면서도 어떻게든 옳은 길을 찾아 가는 주인공 사키, 어릴 땐 시시껄렁한 장난꾸러기였지만 나이가 들 수록 믿음직한 리더로 성장하는 사토루, 비극적 사랑의 주인공 마모루와 마리아, 운명이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미소년 슌, 전형적인 영웅 캐릭터이지만 또한 복잡한 속내를 갖고 있는 기로마루, 무엇보다도 이 작품의 주제 그 자체이자 가장 인상적인 영웅, 안티 히어로의 빛나는 별 스퀴라(야코마루)...

스퀴라에 대해서는 특기할 수 밖에 없습니다. 비록 이카루스 처럼 운명의 굴레는 그를 떨어트렸지만 자기 종족을 얽어 매는 시지프스의 바위를 벗어나 과감하게 세계에 도전장을 내민 그의 의기는 읽는 내내 감동적일 정도였지요. 작중에서 그는 철저한 악으로 매도당합니다. 세계의 질서를 깨뜨리고 수많은 인간과 동족을 학살한 비열한 살인마로 그는 단죄당합니다. 그러나 저뿐 아니라 독자들은 그를 미워할 수 없을 겁니다. 주인공 사키도 그랬듯이요. 어쩌면 종족의 해방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이 자에게 저처럼 강력한 심정적 동감을 느낄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 작품은 관점에 따라서는 SF와 일본 전기소설의 요소를 적당하게 버무린 오락소설로도, 또는 종족의 운명을 걸고 모험에 뛰어든 한 남자(?)의 위대한 영웅담으로도, 아니면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심각한 질문을 던지는 정통파 SF로도, 아니면 순수한 소년 소녀가 세상의 더러움을 알게 되면서도 건실한 사회인으로 성장하는 성장소설로도 읽을 수 있을 겁니다. 어느 쪽으로든 이 작품은 훌륭합니다.

왜 소설을 읽는가 이유를 묻는다면 저는 '타인의 심정을 이해하는 힘을 길러 주기 때문이다'라고 답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그런 원초적인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1인칭 주인공의 심정에 동화되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주인공 뿐 아니라 숱한 등장인물들의 심정에 공감하게 됩니다. 얼굴을 맞대고 있어도 상대가 어떤 마음인지 알기 어려운 게 인간사라곤 하지만 알려고 노력한다면 아주 이해 못할 일은 없지 않을까요. 비극적인 일들이 계속 일어나는 요즘 다시 한번 문학의 힘에 대해 느끼게 해주는 좋은 작품을 읽었다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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